7. 과대표를 해야 한다. ::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본문 바로가기
월급쟁이 대학원생 이야기

7. 과대표를 해야 한다.

by 아즈라니 2024. 8. 22.
반응형

거래처 형님의 조언에 따라 같은 대학원을 입학하게 되었지만, 그분은 이미 석사를 졸업했고 다른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므로 학교에서 나를 볼일이 없다. 그래서인지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주셨는데 그중에 하나가 학과 대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이유인즉슨 동기, 선후배, 교수님들과 인맥을 쌓기도 좋고 대학원 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위치가 과대표라는 것이고 조교들과도 친분을 쌓기도 좋기 때문에 대학원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정계와는 담을 쌓고 지냈기 때문에 반장, 부반장 같은 것을 해본 적도 없었고 대학시절에도 과대표를 해보긴 했지만, 이건 순전히 억지로 떠밀려서 한 것이라 제대로 뭔가를 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과대표를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뭔가 할 거라면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결과가 좋으므로 과대표를 해 보기로 결심했다.

 

거래처 형님이 과대표가 될 수 있는 지름길을 알려주었다.

첫 수업 시작하게 되면 교수나 조교가 들어와서 과대표 하실 분을 물어볼 거야. 학생들 대부분이 나이 지긋한 사람들이라 먼저 하겠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니 너는 맨 앞자리에 앉아 있다가 제일 먼저 손들면 돼

안 그래도 직장 생활만 해도 마음의 여유가 없는데 과대표까지 하게 되면, 꽤나 바빠지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특수 대학원 과대표가 하는 일

 

서로 어색한 동기 분들과 첫 수업을 시작했지만 과대표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았다동기 분들이 모두 같은 수업을 듣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전공필수 수업에서 이야기가 나오나 싶었지만, 교수님은 강의에 여념이 없었다

 

뭔가 이상했다.

 

이 주일째 접어들어서 안면이 조금씩 튼 동기 분들에게 물어보았다그분들도 아는 바가 없었다.

동기 분들 한 명씩 전수 조사를 하던 도중에 나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그리고 작은 회사를 운영하시는 동기 형님으로부터 과대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학과 담당 교수님이 나보고 하라고 해서 내가 하고 있는데 아직 동기분들에게 말을 못 했네요

 

 

세상일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공부를 했으나 좋지 않은 시험성적표를 받은 학생처럼 나는 풀이 죽어서 거래처 형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님, 교수가 과대표를 지명해서 직접 뽑았네요

그래? 희한하네! 교수랑 과대표랑 알던 사이는 아니었고?”

, 그분도 왜 자기가 지목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하네요.”

뭐 할 수 없지. 그럼 그 과대표랑 친하게 지내도록 해

 

뭐 산다는 것이 다 그런 것이다.

내가 원한다고 모든 것이 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니 내 뜻과 다르더라 하더라도 쉽게 포기하기 말고 늦더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반응형

TOP

Designed by 티스토리